제작 후기
SloRectoTwin 크런치 채널 또 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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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거 만드는건 빡세고, 만들어 놓은놈은 쓰다보니 아쉬운점이 하나씩 생기고, 줏어들은건 하나씩 늘고...하다보니 기어이 또 만들어서 한창 잘 쓰고 있는놈에 뭔가 하나 손대게 되었습니다.
SloRectoTwin(aka. 케르베로스)의 크런치채널을 손보기로 했습니다.
원본회로(?)가 애초에 좀 대책없이 구성한 미완성 느낌이 강해서 이미 손봐서 만든 상태긴 하지만...
어차피 솔다노/렉토/트윈이라는 이름답게 채널2를 좀 더 솔다노 스럽게 해보자...하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SloRectoTwin은 기본적으로 솔다노 SLO입니다.
솔다노 리드채널에서 관 반쪽 남는걸로 클린채널을 만들고 스테이지 하나 제거해서 크런치 채널을 만들고 있죠.
이렇게요.
근데 이런 구성은 솔다노의 크런치채널 구성이랑 다릅니다.
솔다노의 크런치채널은 크런치채널을 위한 별도의 스테이지를 따로 두면서 리드채널의 2,3스테이지를 패쓰하죠.
이렇게요.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원래 리드채널의 3스테이지에 해당하는 곳이 크런치채널의 2스테이지가 되고
39K 캐소드 저항에 의해 솔다노 크런치채널과는 다르게 아주 나약한 소리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크런치채널 전환시 리드채널 3스테이지의 캐소드 저항값을 변경해서 좀 더 크런치채널이라 부를 수 있을만한 게인량을 어거지로 맞춰 둔 것이 저의 SloRectoTwin 크런치채널의 정체입니다.
어거지 야매로 만든 결과물이긴 하나 소리는 그럭저럭 만족스러웠습니다. 걸걸하고 두툼하니 꽤 괜찮아요.
하지만 못내 아쉬움이 생기더군요.
"진짜 솔다노 크런치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거죠;
둘을 비교해 보면 눈에 띄는 차이점이 솔다노 크런치채널 스테이지 막판에 있는 2.2M/120pF 필터입니다.
별도의 크런치채널용 스테이지가 없는 SloRectoTwin에는 당연히 없죠.
처음 만들때도 이 부분을 인지 못한건 아니었으나, 비슷한 값이 블랙페이스 앰프들의 리버브채널에 리버브 믹스저항으로 들어가 있는데, 별 다른 톤의 변화가 없으니 믹스저항으로 쓰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으로 별 의미없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넘겼었어요.
게다가 이 부분을 적용할려면 현재 상태에서는 릴레이가 하나 더 필요한데 이미 릴레이 4개로 릴레이가 들어갈 구역이 꽉꽉 차버렸으니 그런대로 만족스런 소리가 나는 차에 그냥 시도를 접었었죠.
근데 최근에 디젤 VH4의 채널2를 하윤님의 제보에 의해서 극적인 개선을 하고 나니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아래가 채널2 전용 스테이지인데요,
3.3M와 병렬로 붙어있는 680pF를 68pF로 줄여보니 이거다! 싶은 소리가 탁 나와주더라구요.
원래는 채널3에 육박하는 게인량에 톤은 상당히 뻑뻑해서, 소리가 딱히 나쁘다 까진 아니었지만 의도를 알기 힘들고 용도도 애매한 그런 소리가 났었는데, 68pF로 바꾼 후에 게인량은 다른채널과 차별감을 느낄 수 있을만큼 팍 줄어들고 뻑뻑한 느낌도 확 줄어들면서 공간감 있고 시원스런 소리가 나와 줬어요.
흔히 저렇게 저항과 캡이 신호라인에 병렬로 연결된 것은 각각의 캡과 저항값에 따른 대역필터의 역할이지만
저항이 M옴 단위가 넘어서면 대역필터 보다는 강력한 감쇄저항으로 작용하게 되어 사실상 캡쪽으로 신호가 대부분 패쓰되는 상황인지라 캡의 영향력이 더 커지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NFB의 뎁스팟 같은 구성을 보면 알 수 있죠. 여태 그걸 생각 못하고 별 의미없는 파트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래서 디젤의 채널2의 결과를 느끼고 나니 솔다노 크런치채널의 2.2M/120pF를 여기도 달아보면 쏠쏠하겠다, 저것이 극적인 차이를 만들겠구나, 싶은 생각이 확 들었던거죠.
현재 크런치채널의 사운드가 딱히 나쁘진 않지만 좀 텁텁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크런치 채널이라기 보단 다른 보이싱의 게인채널로 느껴지는 수준의 게인량이었구요.
이걸 달아줌으로써 120pF에 해당하는 꽤 얇은 고음쪽만 패스해주면 청량한 느낌이 확 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달아줘 봅니다.
이런식으로 스위치를 통해 해당 필터를 바이패스 할 수 있도록 구성해서 테스트를 해 봅니다.
오오...확실히 게인이 많이 줄고 스파클함이 살아납니다! 익히 아는 톤이 나와주며 이거였구나 싶은 느낌이 팍 듭니다.
의욕이 생겨 솔다노랑 차이나는 다른 부분도 들여다 봅니다.
크런치 채널 전환과 동시에 전환되는 리드채널 3스테이지 캐소드값의 세팅이 현재는 39K에 22K/470n 병렬해서 14K/470n의 세팅으로, 솔다노 크런치의 2.2K에 비해서 많이 높습니다. 엄청난 콜드바이어스에 바이패스캡을 통해 게인량이 떠받들어지는 상태입니다. 이것을 2.2K 세팅이 되도록 맞춰봅니다. 그리고 솔다노에는 없는 바이패스 캡도 생략합니다.
오오오 이거네 싶은 밸런스 잡힌 소리가 딱 나와줍니다. 게인량은 14K/470n 세팅과 비스무리한 느낌이 들지만 톤이 훨씬 깔끔하게 느껴지네요.
또 살펴봅니다. 저는 SloRectoTwin 회로를 기반으로 만들다보니 게인팟이 1MA이며 2,3번핀엔 1n 트레블 캡이 걸려있습니다. 트레블 캡 없는 A500K로 바꿔달아줍니다.
1n씩이나 되는 캡이 사라지니 바삭함이 엄청 줄고 약간 텁텁해질줄 알았더니 크게 그런게 없습니다. 뒷단의 120pF 필터 덕분인지 스파클함은 여전히 남아있되 전체적으로 단정하고 얌전해 졌습니다.
이제 정말 솔다노 크런치 채널이랑 같은 형태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한군데가 남았네요. 바로 초단 커플링캡입니다.
SloRectoTwin 회로는 초단의 커플링캡이 47n 입니다. 아마도 3채널 모두와 연결되어야 하는 캡이기 때문에 톤적으로 의미를 가지는 값이라기 보다는 그저 DC제거 목적에 충실한 전대역 패스를 의도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나름 여기에 모던모드 랍시고 크런치 채널쪽 뒷단에 2.2n을 스위치로 달아놨죠. 스위치에 연결하는 대신 솔다노의 22n을 맞추기 위해 2.2n대신 47n을 고정으로 달아봅니다.
이 부분은 생각보다 큰 차이가 발생하진 않았습니다만 나름 의미있는 단정함이 생겼습니다. 이제 진짜 솔다노 크런치랑 회로상으로는 똑같아 졌네요.
문제는 리드채널에도 빈티지/모던 스위치가 있는 김에 크런치 채널도 야매모디해서 빈티지/모던 스위치를 넣어두었는데 이렇게 되니 해당 서킷이 사라져버려서 스위치가 놀게 되네요.
하지만 고민할게 뭐 있겠습니까. 여지껏 솔다노를 똑같이 베끼는게 목표였는데 까짓것 또 베끼죠 뭐 ㅋㅋ 브라이트 스위치를 달아줍니다.
사실 브라이트 스위치는 이미 온으로 고정된 상태로 만들어져 있는 셈이긴 한데, 기판에 붙은 470pF을 꾸역꾸역 떼 내서 스위치에다 연결해 줍니다.
토글로 전환해 보니 저는 브라이트 온 상태만 쓸거같긴 하네요 ㅎㅎ 브라이트 오프도 괜찮긴 합니다만 빈티지/모던 스위치라는 이름에는 좀 아쉬운 변화로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원래 적용했던 빈티지 모던 서킷의 아이디어를 다시 빌려와 봅니다.
47n-47n 커플링캡 뒷단에 이전처럼 2.2n캡을 달고 캐소드에 1uF 바이패스 캡을 달아봅니다.
의도한대로 단정해지면서 두툼한 느낌이 올라와서 좋습니다만 이걸론 뭔가 부족해서 이 상태에서 브라이트 스위치까지 꺼 봅니다.
오 확실히 단정해졌어요. 이러한 컨셉은 좋아보이니 값을 더 조정해 봅니다.
커플링캡을 아예 2.2n에서 1n으로 낮춰보고 바이패스캡을 마샬 및 기타 핫로드 마샬에 단골로 쓰이는 680n으로 줄여봅니다.
이전엔 벙벙댐과 두툼함 사이 그 무언가의 느낌이었는데 이제 확실히 더 빳빳하고 단정한 소리가 되었네요. 충분히 모던모드라고 불릴수 있을 만 합니다. 이대로 가기로 합니다.
커플링캡 2.2n과 1n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고 2.2n이 단독으로 들었을 땐 좀 더 맘에 들었습니다만 1n이 좀 더 확실한 차이가 나주었고 좀 더 빳빳한 느낌이 들어서 최종선택 했습니다. 2.2n은 일반모드랑 비교해서 빈티지/모던 이라기 보다는 게인부스트 컨셉에 좀 더 가깝게 느껴지더군요.
이제 하나 남은 문제는 첫단계에서 장착했던 2.2M/120pF 필터가 리드 전환시 바이패스 되어야 한다는 점인데... 남는 릴레이가 없습니다.
릴레이야 추가장착 하면 되긴 합니다만 적절한 위치가 없습니다. 기판 해당위치 부근이면 좋겠지만 저어기 인풋쪽 사이드 벽면밖에는 선택지가 없어 보이네요.
별 수 없죠 뭐 쉴드선으로 길게 빼서 써야죠 ㅠㅠ
이래저래 해서 크런치 채널 솔다노 베끼기 모디가 완료되었습니다. 결과를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회로도구요,
중간과정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이구요,
최종 마무리 된 모습입니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수정이 아니라서 다행이었습니다. 늘 작게 때려박아 만들다보니 경우에 따라서 정글을 헤집고 인두를 쑤셔넣어야 하는 일도 생기는데 이번 작업은 비교적 작업하기 편한 오픈된 곳에 부품들이 위치해서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이 진행할 수 있었네요. 이 앰프는 레이아웃이 생각보다 깔끔하고 널널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확실히 청량하고 크런치 해 진거 같아서 기쁩니다. 게인량도 리드채널이랑 확실히 컨셉차이가 날 정도가 되었구요. 이제 크런치 채널을 진짜 크런치 채널이라 부를 수 있게 되었네요!
뭣보다 전설적인 솔다노 크런치를 온전히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 마음을 뿌듯하게 합니다. 내가 아는 솔다노 노멀채널은 이렇지 않은데? 하는 생각이 쭉 있었거든요.
빌드 형태가 형태이다 보니 늘 샤시를 꺼내서 인두질을 추가로 하는것이 부담이라 큰맘 먹고 오픈했는데 결과가 훌륭해서 넘 다행입니다. ㅎㅎㅎ
솔다노 공제가 간만에 이루어져서 다들 두근대면서 제작중이실텐데 좋은결과들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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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결과 있으셔서 다행입니다! 앰프 모디란 게 한참 해보다보면 느끼는 거지만, 기본베이스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비교적 근본회로에 가까운 조합이면 모디의 여지가 많은데, 이미 극단적 모디가 되어있는 회로는 손대기가 참 어렵더라구요; 저는 요새 한참 이리 바꿔보고 저리 바꿔보는 짓을 많이 하고있긴 한데, 그야말로 래빗 홀에 빠진 느낌이라 결론이 안나네요 ㅋㅋㅋ 결국 기본구조를 많이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인데 그게 녹녹하질 않아서 난감하고 거참 ㅡㅡ; 2025-04-15 16:00:07 신고
하나 바꾸면 다른데도 영향이 가니 다른데도 연쇄적으로 바꿔줘야 해서 점점 골때려지죠 ㅎㅎ 그러다 보면 처음의 목표가 사라져 버리고 이상한 길로 들어가 버리고;; 이번에도 이러쿵 저러쿵 하다가 결국 최종적으로 도달한 결론이 오리지널 회로를 찾아가는 거였고 기능추가도 그 바탕에서 이루어 지는걸 보면 원작을 만든 빌더들이 얼마나 고민했나를 새삼 깨닫게 되는거 같네요. 우리는 항상 다 차려진 결과물만 보고서 에이 부띡 별거 아니네 이거 그냥 JCM800이네 뭐 이런 쉬운 얘기들을 하지만 그들도 개발과정에서의 극심한 선택장애 후에 내린 결론임을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긴 한거 같습니다. 2025-04-15 22:02:19 신고